2000년 따뜻한 봄날 한 20대후반의 청년 한명이 병동으로 내원했다.
다행히(?) 이 분은 개방병동(정신병동은 크게 폐쇄병동과 개방병동이 있는데...드라마나 영화같은 곳에서 발작 증세를 표현한 곳-일반인들의 선입견과도 일치되는-을 폐쇄병동이라하고 환자의 행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곳을 개방병동이라 한다)으로 들어왔다...
비교적 케뮤니케이션도 잘 이뤄졌고 외형적으로는 별다른 징후를 나타내지 않았다.
챠트에 기록된 보고에 의하면 과학고를 나와서 카이스트로 19살때 진학을 하였고
졸업을 하고선 모국립연구소 일을 하고 있었다...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문제는 그곳에 함께 근무하던 직장상사로 부터 늘 문제 지적을 받았고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비관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결국 입사 2년째가 되던 해에 그는 Delusion of grandeur(과대망상 : 자신이 위대하다, 전능하다라고 믿는 망상의 일종...천리안 이나 텔레파시가 있다는 등의 마술적 사고도 보임...이는 대개 열등감, 불안정감에서 나옴)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그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약물치료와 싸이코 드라마, 그리고 사회활동을 통한 자신감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흔히 과장된 표현을 하는 사람들에게 과대망상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그 표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고통을 가지고 있다.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진 환자의 모습은 눈이 풀려있고 혼자 중얼거리고 상당한 경계심을 가지고...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로 표현하고 그들을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24시간 그러한 상황을 유지하지는 않는다...
정신이 깨어날 때 그들은 무척이나 괴로워 한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던 그 시간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 한다...우리가 농담처럼 던지는 "아이구 저 인간 과대망상이야 저거...."
이러한 표현이 실제 환자들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어둠의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일류라고 불리우는 그들에게 있어 치명적인 오류는 자기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쉽게 말하면 "잘한다, 네가 최고다"라는 말만 들어오던 사람에게 "너 잘못했어, 이게 아냐, 네가 틀려"라는 말은 그들의 내부세계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단어인 것이다.
위에 예를 들었던 환자 역시 그러한 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생각해본다..자기 자신에게 관대하지 말라고...그렇다고 무조건 나 자신에게 잘못했다라고 말하라는 것이 아니라...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키려고 하지말고 객관적 눈으로 자신을 평가해 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에게 냉철한 자가 자신을 다스릴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향상 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